비타민D를 잘 챙기자!
6개월 이후 아기 발달에 철분은 아주 중요하다!
우유 등 유제품을 잘 챙겨주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식사시간은 행복한 시간이어야 한다.
식사 시간에 훈육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2. 근거있는 지식
수유
반응 수유를 한 아기가 수유 텀을 지킨 아기에 비해 지능 발달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유럽공중보건학회지(European Journal of Public Health)>에 실린 연구 논문에서는 수유 텀을 지켜 먹은 아기와 먹고 싶을 때 먹은 아기의 IQ를 만 5세, 7세, 11세, 14세 때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네 번 모두 먹고 싶을 때 먹은 아기의 IQ가 더 높았다고 해요.
트림을 시킨다고 아기들의 배앓이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차일드(Child)>에 실린 한 연구는 객관성과 과학성이 높은 연구 방법인 무작위 대조군 시험 방법으로 71쌍의 엄마와 아기(3개월 미만)를 대상으로 이런 실험을 했습니다. 한 그룹에게는 수유 후 트림을 시키도록 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수유 후 트림을 시키지 않으면서 배앓이로 인한 울음의 횟수와 게워낸 횟수를 기록하도록 한 거예요.
3개월 후 결과를 분석해보니 트림의 여부와 배앓이로 인한 울음Colic(영아산통)의 빈도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요. 게워낸 횟수는 트림을 시킨 집에서 오히려 더 높았다고 합니다. 트림을 시키기 위해 아기 등을 두드리는 과정에서 오히려 먹은 것을 게워내는 일이 발생했다는 거예요.
세계보건기구 등 각종 전문 기관에서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모유 수유를 기본으로 한다’는 지침이 있는 것치고는 다른 나라도 모유 수유율이 그다지 높지는 않습니다. 6개월 기준 모유 수유 비율이 가장 높은 노르웨이도 71퍼센트, 한국은 44.5퍼센트 수준이지요.
“가슴에 모유가 많이 차서 빵빵해져 있을 때는 전유가 많이 나오고, 말랑해질수록 후유가 많이 나온다!” 그러면 아침에 아기가 전유를 많이 먹더라도, 저녁 때는 후유를 많이 먹게 되므로 아기가 먹는 전유와 후유의 불균형을 걱정하며 전유를 짜서 버리는 일은 하지 않겠지요. 참고로 후유가 전유에 비해 영양소 측면에서 우월하다고 볼 수만은 없답니다.
존스홉킨스 의학대학교 홈페이지의 한 아티클에서는 대체로 1,800킬로칼로리 이상 섭취한다면 모유에 별 영향이 없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 짠 음식, 밀가루 등은 모유 수유하는 엄마들이 “먹어도 되나?” 의문을 가지는 음식들인데요.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런 음식이 모유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속설이고요. 우리 몸은 엄마의 피에서 필요한 성분을 가지고 아기 발달에 최적화된 모유를 만들어요. 엄마가 섭취하는 음식이 피에 그대로 들어가는 건 아니지요? 음식은 위와 장을 거치면서 영양소가 분해되고 흡수된 후에 피나 몸에 여러 부분에 전달돼요.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 짠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엄마의 피가 매워지거나, 기름져지거나, 짠맛이 나는 건 아닙니다. 또한 모유가 매워지거나 기름져지거나 짠맛이 나지도 않아요. 밀가루의 경우에도 모유에 어떤 영향을 준다는 근거는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커피를 좋아해서 끊기 힘든 분들 많으실 텐데요.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커피는 생각보다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위와 동일한 의료 미디어에 따르면 엄마가 섭취한 카페인의 최대 1퍼센트 정도가 피를 통해 모유로 전달된다고 해요. 미국소아과학회에서 권장하는 수유부의 하루 권고 카페인 섭취량은 300밀리그램 정도인데,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혀 있는 수치이므로 현실적으로는 300밀리그램을 약간 넘어도 크게 무리는 없다고 합니다. 참고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사이즈 한 잔에 카페인 150밀리그램 정도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카페인은 마신 후 한두 시간 사이에 혈중 농도가 피크를 찍고 서서히 분해돼요. 카페인이 아기에게 미치는 영향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 빼고는 큰 악영향이 밝혀진 바 없다고 해요.
아기는 6개월치의 철분을 체내에 저장한 상태로 태어납니다. 그래서 6개월 후에는 이유식을 통해 철분을 공급해야 하지요.
철분이 과하면 변비가 올 수 있거든요.
엄마와 아기 모두 비타민 D를 추가로 섭취할 것을 권장합니다.
아기의 경우 신생아부터 청소년기까지 하루 400IU 정도 먹이라는 권장사항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모유 수유하는 엄마의 경우 비타민 B, 비타민 D, DHA, 콜린 등을 잘 섭취할 필요가 있으며 식단으로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지 판단이 어렵다면 종합비타민제와 오메가3 정도를 먹으면 좋겠어요.
분유
정리하면 말토덱스트린은 유당보다 열등한 당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근거는 명확히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다른 이유가 없다면 말토덱스트린이 없는 분유를 골라도 괜찮겠지요?
참고로 식품에 든 모든 말토덱스트린이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일반 말토덱스트린은 소화가 잘되는 특성이 있는데, 장에 도달할 때까지 소화가 잘되지 않는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은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장내 미생물 환경에 좋다고 하니 잘 확인하세요.
팜유의 경우 좀 더 자신 있게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국 임상영약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린 연구에서 팜유가 포함된 분유는 지방과 칼슘의 흡수율을 낮출 수 있다는 내용이 보고되었고요.
<소아과학>에서 실험한 바에 따르면 팜유가 포함된 분유를 먹은 아기들의 뼈 무기질 농도가 더 낮았다고 해요.
또 팜유가 없는 분유를 먹은 아기들의 변이 더 부드러웠다고 하는 종합분석 연구도 있어요.
분유를 검색하다 보면 조제식과 조제유라는 단어를 만나게 될 거예요.
조제유란 모유의 대체품으로 개발된 것이며 법적으로 우유(혹은 산양유)를 기반으로 합니다.
반면 조제식은 ‘모유 또는 조제유의 수유가 어려운 경우 영양보충을 위해 먹이는’ 제품으로 정의되어 있으며 우유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법에서 자유롭습니다. 보통 콩, 그러니까 두유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모유 수유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우유 기반의 분유를, 우유 기반의 분유 수유도 불가능할 경우에는 두유 기반의 분유를 선택하라고 지침을 내렸습니다.
두유 분유를 주제로 한 종합 리뷰 논문에서는 여러 선행 연구를 조사한 후 두유 분유가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치거나 우유 분유에 비해 열등하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영국영양지(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논문에서는 산양유 기반 분유는 우유 기반 분유에 비해 모유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프리바이오틱스의 일종인 천연 올리고당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소아과학>에 실린 한 논문에서는 생애 초기에 젖병 수유를 할 때 아기의 신호에 따르기보다 젖병을 비우려는 성향을 가진 부모의 아기가 만 6세가 되었을 때의 식습관을 살펴보았어요. 그 결과 젖병을 비우려는 의지가 더 강한 부모들은 아기가 6세가 되었을 때도 준비한 식사를 다 먹이려는 경향이 있었고, 아기들 역시 배가 불러도 주어진 음식을 다 먹는 경향을 보였다고 합니다.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먹지 않는 ‘자기 조절 능력’이 저하된 것이지요. 또한 이 경향은 어렸을 때 젖병 수유의 비중이 높은 아기일수록 더 두드러졌어요.
이유식
목과 허리를 잘 가누며 앉아 있을 수 있고, 어른이 먹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고, 음식에 손을 뻗는 등 관심을 보이거나 입에 넣으려 하고, 음식을 반사적으로 뱉어내는 행동을 보이지 않고, 몸무게가 출생 시 두 배가 되었다면 이유식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는 식이지요.
이유식을 6개월령에 시작하는 다양한 이유 중 영양학적인 이유로 꼽히는 것이 바로 ‘철분’입니다.
엄마의 모유에는 아기가 두 돌이 될 때까지 필요한 영양분이 다 들어 있어요. 철분만 빼고요. 아기들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태반을 통해 철분을 공급받고, 대략 6개월치를 몸에 저장해놓은 상태로 세상에 나와요. 그래서 철분이 고갈되는 생후 6개월쯤에는 철분을 공급할 수 있도록 철분이 풍부한 식재료 위주로 이유식을 하라고 권고하지요.
아기들의 개인차를 고려해 태어난 몸무게의 두 배가 되는 시점에 이유식을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어요.
그 시기 또한 보통 생후 4~6개월 사이에 옵니다.
2단계 분유부터는 철분이 충분히 강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유식으로 철분을 먹이는 데 집착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완모거나 혼합 수유인데 모유의 비중이 조금 높은 경우라면, 이유식으로 철분을 충분히 보충해주거나 액상 철분제를 보충해줄 수 있지요.
이 시기 철분이 왜 중요한지 잠깐 짚고 넘어갈게요.
철분은 중추신경계와 뇌의 발달이 급격히 성장하는 영아기에 매우 중요한 영양소로 꼽힙니다.
물론 다른 영양소도 중요하지만, 다른 영양소는 모유를 통해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좀 다르지요.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의 존 비어드(John Beard) 영양학 교수는 한 논문에서 6~12개월 사이에 철분 결핍을 경험했던 아기들은 비가역적인 기능 저하를 경험할 확률이 높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비가역적’이라는 것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에요. 6~12개월 사이에 철분 결핍으로 뇌의 어떤 부분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면, 향후 철분이 보충되어도 차이를 메꾸지 못했다는 뜻이지요(참고로 철분 결핍성 기능 저하의 비가역성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견해 차이가 있습니다). 비어드 교수는 철분 결핍을 경험한 아기들이 전반적으로 운동 및 언어 발달이 늦었으며, 사회적, 정서적 문제 행동을 보일 가능성도 더 높았다는 여러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영유아기 충분한 철분 섭취의 중요성을 강하게 주장했어요.
또한 철분 결핍이 심해지면 아기의 수면에도 영향을 줍니다.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의료진들이 진행한 연구에서는 생후 36개월 미만의 철분 결핍성 빈혈인 아기들의 수면 패턴을 관찰했어요. 그랬더니 빈혈이 없는 아기들에 비해 밤에 더 자주 깨고, 수면 중 뒤척거림도 더 심하고, 야경증(수면 중 깨서 우는 증상)이 더 빈번하게 나타났어요. 아기가 밤에 깊게 잠들지 못한다면, 철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어요.
하루 30그램의 소고기만으로 철분을 충분히 먹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입니다.
이유식 초기에 비타민 C가 풍부한 베리류나 사과 등을 철분이 풍부한 소고기와 함께 주면 좋아요.
채소나 과일은 철분이 풍부한 것으로 고르세요. 시금치, 완두콩, 케일, 브로콜리, 사과, 바나나 등에는 철분이 많습니다.
이러한 식물성 철분(비헴 철분)의 흡수율은 소고기에 함유된 동물성 철분(헴 철분)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만 식물성 철분과 동물성 철분을 함께 먹으면 소고기의 철분 흡수율이 높아지니 철분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과 소고기를 함께 넣어 미음을 만들어주면 좋겠지요?
미국에서는 철분이 인위적으로 강화된 시리얼로 이유식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소아과에서 권장하기도 하고요. 제가 먹였던 이유식은 미국의 대형 이유식 제조 기업인 거버사에서 만든 오트밀 시리얼입니다.
먼저 한 끼는 쌀이 아닌 다른 곡물로 먹이는 거예요.
모유 수유아라면 철분이 강화된 시리얼 중 오트밀이나 통밀 등 다른 곡물로 만든 제품을 고르면 되고요.
분유 수유아라면 마찬가지로 철분이 강화된 시리얼을 먹여도 무방하고, 철분 과다가 걱정된다면 인터넷에서 귀리가루 등을 구입해서 철분 강화 시리얼과 동일하게 액체나 묽은 음식에 섞어서 활용해도 괜찮습니다. 좀 더 큰 입자를 먹여야 할 때가 되면 일반 오트밀을 먹이는 것도 방법이고요.
치리오스(오리지널)는 과자 형태의 시리얼인데, 한국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시판 시리얼과는 달리 당이 거의 없고 통곡물인 귀리 100퍼센트로 만든 건강한 시리얼이에요. 미국 아동들이 아침 식사로 흔하게 먹는 제품이고, 소아과에서도 종종 추천하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오리지널 제품 말고 다른 맛으로 나온 제품들은 당이 함유되어 있으니 선택에 주의하세요.
또 일상적으로도 쌀밥이 아니라 잡곡밥 위주로 먹으면 좋습니다. 돌 전 아기들은 흰쌀 외에 잡곡은 잘 소화시키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아닙니다. 도정된 흰쌀이 우리 밥상에 등장한 것은 근대 이후이고, 그 이전 아기들은 10만 년 이상 잡곡을 먹었어요. 백미와 잡곡의 비율은 7 대 3에서 5 대 5가 적당합니다.
국립축산과학원의 연구진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같은 조건에서 사육된 한우와 호주산 소고기를 비교했을 때 한우가 지방 함량이 더 높고 단백질 함량이 더 낮은 경향이 있었으며 철분, 칼슘, 아연 등 미네랄 함량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품종 자체가 가진 영양소 차이는 별로 없다는 것이지요.
즉, 한우와 호주산 소고기의 의미 있는 차이만 비교하면 한우는 지방이 높아서 더 맛있게 느껴지고, 호주산 소고기는 단백질이 더 높다는 것 정도가 되겠네요. 아기에게 고기를 먹일 때 ‘기름기’, 즉 지방이 없는 부위를 먹이곤 하는데 그렇다면 고기 자체에 지방 함량이 높은 한우를 선택할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는 오히려 4~6개월 사이에 달걀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음식을 먹이면 알레르기 발생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미국소아과협회에서도 이유식에서 달걀을 뺄 필요가 없다고 권고합니다.
인터넷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달걀을 일주일에 세 알 이내로 주어야 한다”는 권장 사항이 돌아다니기도 하는데요. 달걀 섭취와 콜레스테롤 수치의 상관관계는 입증된 바 없습니다. 달걀의 상한 섭취량이 얼마라고 논하는 권위 있는 기관이나 전문가, 믿을 만한 자료는 없는 상황이에요. ‘골고루 먹는다’는 원칙을 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먹여도 됩니다. 달걀뿐 아니라 대부분의 식재료는 섭취량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예외는 생선인데, 특히 참치 등 대형 어종은 수은 등 중금속 함량이 높을 수 있어 임산부나 아기들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아기에게 굳이 먹여야 하는 영양제는 비타민 D 외에는 없습니다. 균형 잡힌 식습관 형성에 더 집중해주세요.
유아식
음식도 반복 노출이 답입니다. 해당 실험에서는 이유식을 막 시작한 아기들에게 8일간 그린빈 퓌레를 먹이는 실험을 했는데요. 억지로 먹이지 않기 위해 아기가 세 번 거절하면 더 이상 시도하지 않았어요. 처음 먹였을 때 아기들의 반응을 녹화했더니 95퍼센트의 아기들이 눈을 찌푸리며 싫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8일째 되는 날, 아기들은 처음 먹인 날의 세 배 이상 그린빈 퓌레를 먹었다고 해요. 그러므로 아기가 음식을 싫어하는 것 같다고 해서 금방 포기하지도, 억지로 먹이지도 마세요. 조금씩 주다 보면 결국엔 더 잘 먹게 되니까요.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돌 이후 아기들에게 하루에 유제품을 2회분 먹일 것을 권고합니다.
유제품에는 칼슘과 마그네슘, 칼륨, 각종 지용성 비타민, 그리고 지방이 풍부해 식단으로 부족해질 수 있는 영양소들을 효과적으로 채워주기 때문이에요. 유제품 섭취 없이 일반 식사로는 칼슘, 칼륨, 그리고 지방의 권장량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우유는 하루 딱 2회분 정도만, 여러 번에 나눠서 먹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우유 500밀리리터는 요거트 400~500밀리리터 혹은 슬라이스 치즈 세 장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오메가3 지방산에는 DHA와 ALA, 두 종류가 있는데요. 견과류 및 씨앗류에는 오메가3 중에서도 DHA가 아닌 ALA가 풍부한 편이에요. 몸에 들어온 ALA 중 10~15퍼센트만이 DHA로 전환되기 때문에, 견과류나 들기름으로 DHA를 충분히 섭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참고로 유아의 한 끼분인 고등어 30그램에는 약 600밀리그램의 DHA, 400밀리그램의 EPA가 들어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먹는다면 2,000밀리그램의 DHA와 EPA를 섭취하게 되겠지요. 하루 권장량이 700밀리그램이라 치면, 일주일 권장량(4,900밀리그램)의 약 40퍼센트 정도는 고등어를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먹어서 채울 수 있습니다.
갈아서 먹으면 흡수가 더 잘되기 때문에 혈당이 급격히 상승한다는 점에서 주스보다는 생과일, 생채소를 먹으라고 하지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올리브유는 고온에 쓰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텐데요. 한 의학 정보 미디어에 따르면,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다른 기름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18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튀김 요리에는 올리브유가 적절치 않고요. 그 외의 일반적인 볶음 요리에는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합니다. 어른이든 아기든 그냥 먹을 수 있으면 그냥 먹어도 좋아요. 죽이나 요거트에 한 숟가락 추가해도 좋답니다.
단백질 섭취가 향후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는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IGF-1이라고 하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와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IGF-1는 지방세포의 분화에 영향을 미치며, 아기들의 성장에 필요한 성분이지만 과하면 ‘비만 체질’이 자리 잡을 수 있어요. 이러한 경향은 특히 생후 2년 동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해요. 그러므로 생후 2년 동안의 단백질 과다 섭취 여부는 아기가 평생 비만 체질이 되느냐 마느냐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최신 자료 기준으로 만 1~3세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한국 20그램, 미국 14그램입니다. 이렇듯 각국의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다릅니다. 특히 ‘권장량’이란 과학적으로 완벽한 근거를 갖춰 제정되기보다 일반론적인 여러 가정을 바탕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개인별 요구량이 크게 다를 수 있어요. 그래서 부모들이 집착할 만한 정답지는 아니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돌 이전 아기들의 철분 권장량은 미국에서는 11밀리그램이지만 한국에서는 6밀리그램으로 거의 두 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인종별로 차이가 날 만한 이유도 딱히 없는데 말이지요.
두 가지 우유를 영양학적으로 비교한 연구에서는 멸균우유가 처리ㆍ보관하는 과정에서 일반 우유에 비해 비타민과 칼슘이 더 손실될 수 있다고 보고했어요(물론 큰 차이는 아닙니다).
식사시간
‘먹이려는 압박(Pressure to eat)’, 즉 아기에게 먹어야 한다는 압력이나 부담을 주는 것을 뜻하지요. 부모가 아기에게 주는 압력이 강해질수록, 아기는 행복한 식사 시간과 점점 거리가 멀어집니다. 다수의 학자들은 ‘잘 안 먹는 아이’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행복한 식사 시간 만들기’라는 데 동의하고 있어요.
즉, 부모가 아이를 먹이는 데 집착하다 보면 아이는 오히려 식사 거부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돌 이후 유아기부터는 아이가 통제권을 가져가려고 하는 일종의 자율성을 획득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억지로 먹이려는 부모의 태도는 오히려 아기의 거부감과 투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식사와 간식 시간 이외에 음식을 주지 않는 것이지요. 부모가 먼저 정해진 루틴을 깨고 아무 때나 간식을 허용하기 시작하면, 아기가 앉아서 식사를 마치려는 동기는 점차 사라지게 돼요. 지금 안 먹고 조금 있다가 간식 먹으면 되잖아요. 왜 굳이 앉아서 엄마 아빠의 화내는 얼굴을 마주하면서 이 불편한 식사를 끝까지 하려 하겠어요.
식사 때는 식사에 집중하고 짧게 끝내야 해요. 대체로 먹는 시간은 30분 이내로 끝나는 게 적당합니다. 한 시간에서 심하게는 두 시간 가까이 되어버리면, 다음 식사나 간식 시간까지 충분한 간격이 생기지 않아서 아기가 식욕이 생기지 않고 식사 시간의 구분 자체가 모호해지거든요.
캐나다소아과학회의 영양 및 소화기내과 위원회에서 만든 ‘잘 안 먹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아기의 연령과 발달 단계에 맞는 테이블 매너를 요구해라. 식사는 행복한 시간이어야 한다. 부모들은 식사 시간에 훈육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라.”
만약 식사 중에 영상을 보여준다면, 아기는 그냥 영상을 쳐다보며 입을 벌리고 기계적으로 씹을 뿐이지 식사를 경험하고 있다고 보긴 어려워요. 이렇게 정신이 완전히 딴 데 팔린 채로 먹는 것을 ‘마인드리스 이팅(Mindless Eating)’이라고 해요. 식사를 경험하고 있지 않은 겁니다. 당연히 앉아서 식사하는 연습이 거의 안 되겠지요. 뿐만 아니라 아기가 배부름을 잘 느끼지 못해 과식하는 습관을 키우며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상당히 있습니다. 가능하면 식사 도중에는 영상을 보여주지 않는 게 좋고, 백그라운드로 켜져 있는 TV도 끄는 게 좋아요(아기와의 일상에서 백그라운드 TV는 웬만하면 꺼두어야 합니다).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식사 도중에 유일하게 권장되는 활동은 대화를 하는 거예요. 인간의 식사는 굉장히 사회적인 자리이고 대화가 큰 부분을 차지하잖아요. 최대한 아기와 대화를 하면서 식사 시간을 긍정적으로 이끌어나가려고 노력하면 좋습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의대 연구진과 네슬레사에서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논문에서는 이렇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혼자 식사하는 게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아기일수록, 그리고 별도의 식사를 준비해주는 게 아니라 부모와 동일한 음식을 먹는 아기일수록 ‘잘 안 먹는 아이’가 될 가능성이 낮아진다고요.
엘린 새터가 고안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론이 하나 있어요. 책임의 분리(DORs, Division of Responsibilities)라는 것입니다. 식사에서 부모의 책임과 아기의 책임을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부모의 책임 영역을 볼게요. 부모는 무엇을 먹일지 결정합니다. 건강하고, 균형 잡히고, 아기가 잘 먹는 음식을 준비해야겠지요. 그리고 아기의 간식 시간과 식사 시간을 결정합니다.
다음은 우리가 놓치기 쉬운 아기의 책임 영역입니다. 부모가 준비해준 식사 중에 각 음식을 얼마나 먹을지 심지어 먹을지 말지는 아기가 결정해야 한다는 거예요. 여기서 ‘책임’이라는 말을 썼는데요. 아기가 결정하고 나면 그에 따라오는 결과는 아기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즉, 아기가 주도적으로 적게 먹기로 혹은 안 먹기로 했으면, 다음 식사 시간이나 간식 시간 전에 배고파지더라도 기다릴 수밖에 없겠지요. 자기가 결정한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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