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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의 단식은 아주 중요하다.
음식이 들어오지 않는 공복 시간에 우리 몸은 고장난 세포를 수리하고 부족한 것을 채우기 때문이다.
고강도 인터벌 운동, 의자중독 벗어나기, 장내미생물을 관리한다면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3. 변화의 열쇠
비만에 대한 대처도 이와 다르지 않다. 비만의 원인은 과식과 운동 부족이 아니다. 뿌리는 ‘인슐린 저항성’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렙틴 저항성, 지방간, 내장지방 증가로 이어지면서 체중과 허리둘레 증가, 근육량 감소,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상승 등의 증상(혹은 징후)이 나타나게 된다.
살을 빼는 이유와 목표는 체중계 숫자가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서 건강한 몸으로 되돌리는 것이라야 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면 체중과 뱃살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동반된 징후였던 혈압, 혈당,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수치도 개선된다.
간헐적 단식
- 마지막 식사 후 12시간이 지나면 간에 비축된 글리코겐(포도당 저장창고)이 줄어들면서 배고픔 신호가 나온다.
음식이 몸에 들어오지 않으니 인슐린 호르몬 수치는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고, 몸은 피하지방에 비축해 두었던 에너지를 유리지방산 형태로 꺼내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 체중감량을 할 때 단순히 섭취 칼로리를 20~30퍼센트 줄이는 저칼로리 다이어트에서는 근육 감소를 피할 수 없지만, 단식을 적절히 활용하면 체지방(특히 내장지방)을 줄이면서 근육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 12시간보다 길게 굶는 간헐적 단식은 인슐린 호르몬에 휴식을 준다.
또한 지방 연소를 자극하는 성장호르몬, 글루카곤,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활성물질 분비를 늘려서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시너지 효과를 낸다. - 자가포식은 16~18시간 공복이 지속되면 시작되어 24시간이 지나면 극대화된다.
하지만 24시간 이상의 단식은 쉽지 않을뿐더러 효과 면에서 개인차가 크다.
따라서 건강체중을 얻기 위한 간헐적 단식은 ‘24시간’이 가장 가성비가 좋다는 게 내 개인적인 견해다. -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오후 4~5시쯤 이른 저녁식사를 푸짐하게 하고 24시간 단식을 실천할 때 내 몸이 가장 편했다.
24시간의 공복을 주 1~2회 실천하는 것이 내가 가장 권하는 간헐적 단식법이다. - 단순히 아침을 거르거나 저녁을 안 먹는 것으로 16:8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은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매일 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사람은 안정시대사율이 떨어지고 근육 손실이 생기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된다.
16:8이든 14:10이든 어떤 간헐적 단식을 하더라도 하루 3~4회에 걸쳐 단백질 섭취를 꼭 해야 한다.
운동
- 운동으로 증가된 안정시대사율은 48~72시간까지 지속된다.
48시간 이내에 다시 운동을 해야 한다면 주 4회 이상은 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주 1~2회의 운동은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 3회보다도 4~5회가 훨씬 효과적이다.
아울러 매일 운동하는 것보다는 주 1~2회 근육이 쉴 수 있는 휴식일을 갖는 것이 근육통과 근육 손상을 예방할 수 있어 더 낫다. - 나는 대사이상을 확실히 개선시킬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는 ‘간헐적 단식’과 ‘운동’을 병행하길 권한다.
그러면 자가포식 활성화로 산화스트레스, 만성염증 등이 줄어들고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활발해지면서 지방간도 개선되고 당뇨병 등 대사 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 - 운동의 효과는 운동할 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운동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근육의 당 대사와 지방 대사를 개선시킨다.
앞서 말한 대사유연성이 좋아지는 것으로, 더 쉽게 말해 ‘지방을 잘 쓰는 몸’으로 바뀐다. - 유산소운동 유무에 관계없이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도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최근 보고된 메타분석 결과를 보면 근력운동만으로도 내장지방을 줄일 수 있으며, 특히 중년과 노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글리코겐 형태로 비축하는 창고는 ‘간’과 ‘골격근’이다. 간은 창고의 크기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골격근은 근육의 양을 늘림으로써 얼마든지 창고를 넓힐 수 있다. 근육량이 많을수록 당 대사에 유리하다.
탄수화물 음식을 너무 좋아한다면 근력운동을 통해 지금보다 근육량을 더 늘리면 된다. - 만약 운동을 5분 이상 지속했다면 고강도 운동이라 부르기에 조금 부족할 수 있다.
속도를 높이든 경사를 높이든 해서 숨이 턱에 찰 정도의 자극이라야 한다. 1~2분 정도 집중할 수 있으면 좋다.
이런 운동을 중간에 회복시간(인터벌)을 주면서 3~7회 반복하는 것이 고강도인터벌운동이다.
예를 들어 시속 8~12km/hr로 30초에서 1분을 뛰고, 숨이 차면 속도를 5km/hr로 낮추어 2~3분 걷다가 호흡이 돌아오면 다시 속도를 높여서 뛴다. 이때 이전 고강도 운동으로 숨이 덜 찼다면 속도를 조금 더 올려본다.
의자중독 벗어나기
- 수천여 편이 넘는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꼼짝 않고 오래 앉아 있는 것(prolonged sitting)’은 수명을 단축시키고 흡연만큼이나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게 되었다.
- 결국 하루 30분 운동하는 것보다는 얼마나 많이 움직였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 앉아 있는 시간을 줄여 하루 2.5시간 서 있게 하거나 30분마다 가볍게 걷게 해도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보다 24시간 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낮추어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시켰다.
- 직장인들에게 점심식사 후 오후 시간에 서서 업무를 볼 때와 앉아서 업무를 볼 때의 식후 혈당 변화를 관찰해 보았더니, 같은 사람이 동일한 음식을 먹었음에도 서서 업무를 볼 때 식후 혈당이 43퍼센트나 낮았다.
식욕과 포만감을 관장하는 우리 몸의 컨트롤타워는 뇌이지만 신진대사를 관장하는 컨트롤러는 ‘간’이라고 했다.
간의 저장창고에는 글리코겐만 들어와야 한다. 중성지방은 피하지방조직에 쌓여야 한다.
간에 중성지방이 쌓이는 것은 일시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계속 쌓이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이 비정상적인 상황의 결과물이 지방간이다.
서카디안 리듬
- 우리 몸은 24시간을 주기로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낮과 밤의 신진대사가 달라진다.
이것을 ‘서카디안 리듬circadian rhythm’이라 한다.
일주기 리듬 혹은 생체리듬(생체시계)이라고도 하는데 수면, 체온, 혈압, 호르몬 변화 등이 이 리듬에 따라 조절된다. - 저녁식사 이후부터 다음 날 아침식사 전까지, 12시간의 단식은 우리 몸의 서카디안 리듬을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음식이 들어오지 않는 공복 시간에 우리 몸은 고장난 세포를 수리하고 부족한 것을 채우기 때문이다.
또한 위장관계와 면역계는 휴식과 충전의 기회를 갖는다. - 물은 12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시간에도 언제든 양껏 마실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몸의 말초시계에서 배고픔 신호가 나오면 일단 물을 마셔서 배고픔을 달랜다.
물로 달랠 수 없는 허기라면 오이, 당근, 브로콜리, 양배추 같은 채소류나 연두부를 먹는 것도 괜찮다.
부득이 야식을 먹게 된다면 탄수화물 음식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혈당이 많이 올라간 상태로 잠자리에 드는 것은 인슐린 호르몬과 간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 전날 저녁식사를 7시에 끝냈다면 오전 7~9시에 아침식사를 시작한다.
서카디안 리듬에서 12시간 공복 유지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전날 저녁식사가 8시 넘어 끝났다면 아침식사도 똑같이 늦어져야 한다. - 저녁식사를 취침 4시간 전에 끝내야 하는 이유다.
아무리 늦어도 취침에 들기 3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쳐야 한다.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잠을 자면 인슐린 호르몬이 밤에 휴식을 취할 수 없어 인슐린 저항성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만약 저녁식사에서 탄수화물 섭취가 많았다면 식사 후 밖에 나가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으로 혈당을 떨어뜨린 후 취침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늦어도 취침 3시간 전에 끝낸다. - 하루 6시간 미만의 짧은 수면은 인슐린 저항성, 비만,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
- 수면 부족은 식욕조절에 직접 영향을 준다.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은 서카디안 리듬을 따르는데, 낮에는 분비량을 낮춰 3~4시간마다 배고프게 만들지만 밤에는 분비량을 늘려 배고프지 않게 만든다.
그런데 수면 부족으로 서카디안 리듬에 교란이 생기면 밤에도 배고픔을 느끼게 만든다. 야식을 먹는 것은 습관이기도 하지만 서카디안 리듬이 깨져서 나타나는 증상일 수도 있다. - 저녁에 과식을 해서 속이 더부룩하면 숙면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저녁식사는 적어도 취침 3시간 전에 끝내는 것이 좋다. 배가 너무 고파도 잠이 오지 않는데 이럴 때는 플레인요거트나 오이, 당근 같은 가벼운 간식을 조금 먹는 것이 숙면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 영양제인 마그네슘을 복용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녹차에 들어 있는 테아닌(theanine)도 불안을 완화시켜 숙면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마셔보는 것도 좋겠다.
장내미생물
- 시중에 판매되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고를 때는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더스 균종이 몇 마리나 들어가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유산균이 아닌 다른 프로바이오틱스와 병행하여 복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 종합비타민제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고루 들어 있기 때문에 가성비 면에서 권한다.
특히 비타민B군 함량이 충분한 제품을 추천한다.
비타민B12 원료가 가장 비싸니 비타민B12 함량이 충분하게 들어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도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 현대인은 오메가3지방산과 오메가6지방산의 밸런스가 깨져서 몸에 염증이 생기고 몸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메가3지방산을 따로 영양제 형태로 보충해서 그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오메가3지방산을 충분히 섭취하면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거나 렙틴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 체중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영양제 중에는 비타민C가 있고, 칼슘과 비타민D가 있다. 칼슘과 비타민D는 함께 먹는 게 좋으며 칼슘을 섭취할 때는 마그네슘도 함께 섭취하면 좋다.
비타민C는 하루 1~3g 고용량으로 섭취할 것을 추천한다.
약물치료
- 펜터민이 60년 넘도록 사용되는 이유는 부작용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식욕억제 효과가 비교적 크기 때문인데, 토피라메이트를 병용하면 두 약물의 용량을 크게 줄여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부작용 발생은 개인차가 크고, 이 약을 복용하면 안 되는 사람들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 삭센다는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GLP-1(glucagon-like peptide 1)’의 작용 시간을 늘려 식욕억제 효과를 내는 약물로, 지금까지 등장한 약물 가운데 부작용이 가장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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