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책 요약] 비만은 몸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내몸혁명(2편)

책길사 2024. 3. 2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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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혁명

비만은 몸이 망가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살이찌는 진짜 이유를 대사유연성과 인슐린저항성 때문이다.
대사유연성이 떨어져 있는 몸은 비축해둔 지방을 손쉽게 꺼내 쓰지 못한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지방, 간, 골격근의 역할이 중요하다.

2. 살이 찌는 진짜 이유

 

아직도 비만의 원인을 ‘많이 먹어서’ 혹은 ‘운동을 안 해서’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비만은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이 아니다.

몸이 망가졌기 때문에 많이 먹는 증상 혹은 현상이 나타나고, 그로 인해 계속 체중이 증가하는 만성질환이다.


타고난 체질도 있지만 살이 잘 안 찌는 사람들은 몸의 대사유연성(metabolic flexibility)이 좋기 때문이다.
‘대사유연성이 좋다’는 말은 쉽게 말해 포도당과 지방을 적시에 잘 꺼내 쓰는 몸이라는 뜻이다.

포도당을 최우선 에너지원으로 쓰지만, 필요할 때 빠르게 지방 연소 모드로 변환시켜 당과 지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좋은 것이다.

반대로 쉽게 살이 찐다는 것은 포도당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꺼내 쓰는 대사유연성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비만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건 저렴하고 칼로리 밀도가 높으면서 심지어 입안에서 살살 녹기까지 하는 정제가공식품의 증가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여기에 게임산업의 발전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현대인의 신체 활동량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는 ‘의자중독’ 환자들이 늘어난 것도 대사유연성에 악영향을 미쳐 비만을 유발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대사유연성과 인슐린저항성

대사유연성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혈당이 올라가도 포도당을 적극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반대로 혈당이 떨어져도 지방을 적극적으로 꺼내 쓰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늘 에너지 부족을 느껴 평소보다 더 많이 먹게 되고, 대사 효율이 떨어진 몸은 잉여에너지를 지방으로 자꾸 쌓아두게 된다. 체중과 체지방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문제는 비만해질수록 대사유연성이 더욱 나빠진다는 데 있다. 이는 결국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대사유연성이 떨어져 있는 몸은 비축해둔 지방을 손쉽게 꺼내 쓰지 못한다.

당이 떨어지면 곧바로 허기가 지고 기운이 없다.

흔히 ‘당 떨어졌다’고 말하는 가짜 저혈당 증세가 잘 나타난다.

혈당을 다시 올리는 달달한 음식이 들어가야 기운을 차린다.


대사유연성은 미토콘드리아의 건강 상태를 반영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인체의 기본단위인 세포의 에너지생성기관으로,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는 환경 변화에 맞추어 유연하게 당과 지방산을 이용해 에너지원인 ATP(adenosine triphosphate)를 만들어낸다.


대사유연성이 떨어져 있고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 몸이라면 어떨까?

밤 시간에도 인슐린 수치가 올라가 있다.

그러면 간의 지방축적이 계속되고, 남은 지방은 골격근 등 다른 조직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로 인해 각 조직의 인슐린 저항성은 더 심각해지고 결국 대사증후군, 지방간,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사유연성 저하는 모든 대사질환의 근간이 되는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늦기 전에 대사유연성을 회복하고 관리해야 한다.


인슐린 저항성을 알려면 먼저 인슐린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혈액으로 분비되어 혈당을 낮춰주는 호르몬이다.

인슐린이 분비되면 우리 몸은 ‘합성 모드’로 바뀐다.

인슐린은 간과 근육에서 포도당을 글리코겐이라는 형태로 만들어 비축해 둔다.

또 지방과 단백질을 합성하고, 지방조직에서는 지방분해를 억제하여 혈액으로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이 방출되는 것을 막는다.


인슐린이 작용하지 않으면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분해 모드’로 바뀐다.

혈당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간’은 비축해둔 글리코겐을 분해해서 포도당을 방출하거나 글리세롤, 아미노산 등을 포도당으로 전환시켜 혈액으로 내보낸다.

음식이 들어오지 않아도 뇌가 안정적으로 포도당을 연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간 덕분이다.

골격근을 포함한 다른 조직들은 포도당을 뇌에 양보하고 지방조직에서 방출하는 유리지방산을 연료로 사용한다.


특히 뱃살이 나오고 내장지방 비만이 있다면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허리둘레가 90cm(남성), 85cm(여성) 이상이면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를 찾아 혈압,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공복 인슐린,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요산, 간기능검사를 통해 인슐린 저항성 유무를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지방

지방조직에서 가장 많이 분비되는 물질은 아디포넥틴(adiponectin)이라는 호르몬이다.

아디포넥틴은 염증을 억제하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항비만 호르몬’이다.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식욕조절에 관여하는 ‘렙틴’ 호르몬이다.

렙틴 분비량이 늘어나면 식욕이 억제되고 신진대사가 빨라진다.


지방조직이 버퍼 기능을 못하니 혈액 속에 넘쳐나는 유리지방산이 간, 췌장, 내장지방, 골격근, 심장, 혈관에 쌓이면서 대사증후군, 지방간, 당뇨병,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진다.


성인이 된 후의 체중증가가 더 위험한 것은 ‘노화’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노화는 대사이상의 주요 위험인자다.

나이가 들수록 지방세포의 분화가 잘 안 된다.

노화로 지방세포의 교체 주기가 길어지다 보니 비대성 지방세포가 많아지면서 만성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으로 이어지기 쉽다.


여분의 에너지가 지방으로 비축되어야 하는데 피하지방조직에서 더 이상 여분의 지방을 비축할 수가 없다.

결국 잉여에너지는 지방의 형태로 내장지방, 간, 골격근, 심장근육으로 흘러 들어갈 수밖에 없다.

체중에 큰 변화가 없어도 뱃살이 늘어나면서 대사증후군이나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이런 이유로 나이가 들수록 체중보다는 허리둘레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피하지방조직 확장성 이론’이라 한다.

저장 용량의 한계치를 초과하면 피하지방조직에 기능부전이 생겨 잉여에너지가 간이나 근육 등 다른 조직으로 흘러 들어가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 온갖 대사질환의 뿌리인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만성염증까지 악화되면서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진다.


우리 몸의 피하지방을 스펀지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물을 부으면 스펀지는 물을 머금는다.

스펀지를 짜면 물은 다시 밖으로 나온다.

하지만 스펀지를 짜지 않고 물을 계속 부으면 스펀지는 어느 순간 포화상태가 되어 더 이상 물을 머금지 못한다.

피하지방조직도 마찬가지다.

여분의 에너지를 지방 형태로 흡수하는 역할을 피하지방이 하지만 스펀지를 쥐어짜듯 짜내주지 않으면 어느 순간 여분의 에너지를 피하지방에 쌓아두는 기능이 발휘되지 못한다.


피하지방이 증가하면 버퍼 역할을 하면서 대사이상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반면, 내장지방이 증가하면 피하지방과 달리 염증반응을 촉진하는 물질을 분비해 인슐린 저항성과 만성염증을 일으킨다.

 

식욕과 포만감을 관장하는 컨트롤타워는 뇌다.

하지만 음식으로 들어오는 연료를 효율적으로 ‘소모’할 것인가 ‘비축’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컨트롤러는 간이다.

그래서 간 건강이 무너지면 신진대사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안정시대사율의 약 20퍼센트는 뇌가 소모하는데 간은 뇌보다 더 많은 약 27퍼센트를 소모한다.


‘과당’은 지방간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다.

과당 섭취량이 많으면 칼로리 계산과 무관하게 지방간이 생긴다.

또한 정제탄수화물의 ‘상대적인’ 과잉섭취, 즉 신체 활동량 대비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아도 지방간의 원인이 된다.

지방간이 발생했을 때 포화지방 섭취량이 많으면 역시 지방간이 악화된다.

과당과 포화지방은 간내 지방축적을 유발하고 지방간염으로 진행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다.

반면 불포화지방산, 콜린, 항산화영양소, 고단백식은 지방간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오래 앉아 있는 ‘의자중독’도 근육의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7시간 이상 앉아 있는 직장인들은 평소 운동을 하고 있음에도 지방간과 연관성이 높았다.


과당은 대사과정에서 ‘요산(uric acid)’을 생성하는 유일한 탄수화물이다.

요산은 일종의 유기화합물인데, 통풍의 원인이 된다는 정도로는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골격근

근육량이 많을수록 인슐린 감수성이 좋아지고,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할수록 인슐린 저항성이 더 심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혈당이 올라가고 당 조절이 잘 안 되는 것은 노화 탓일 수도 있지만,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도 크게 영향을 준다. 연구에 따르면 40세부터 매년 0.8퍼센트씩 근육량이 줄다가 60세부터는 매년 1퍼센트씩, 70세부터는 1.5퍼센트씩 가파르게 근육량이 감소한다고 한다.

70세에 이르면 근육량은 물론, 근력도 젊은 사람들에 비해 20~40퍼센트 감소한다.


우리나라에서 당뇨병이 없는 건강한 성인 2,573명을 대상으로 앉아 있는 시간과 인슐린 저항성의 연관성을 살펴봤더니,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있는 사람들은 하루 5시간 미만 앉아 있는 사람들에 비해 인슐린 저항성 발생 비율이 더 높았고, 특히 직장인군에서 높았다. 직장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직장인들에게서 특히 높았다는 의미는 ‘이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업무 때문에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인슐린 저항성이 잘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의식적으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여야 하고 틈나는 대로 걸어야 한다.

운동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운동하지 않는 나머지 시간의 활동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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