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과장 승진을 기다리는 연수 꽉 찬 대리였기에 연달아 프로젝트가 있었고, 야근을 밥 먹듯이 해야 했다. 낮에는 일보다 회의를 위한 회의가 더 잦았는데, 다들 입 다물고 있는 게 답답해서 아이디어를 내면 자연스럽게 나의 일이 되어버렸다. 회식은 또 왜 그렇게 자주 하는지, 먹기 싫은 술자리의 건배사도 지긋지긋했다. 인사고과 시기에 S니 A니 B니 하고 등급이 나뉘는 것도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외벌이 가장의 선택지는 그냥 버틴다밖에 없었다. 간절함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에 시도 때도 없이 접속해 게시물을 몽땅 읽고, 관련된 교육이 있으면 웬만한 것은 찾아 들었다. 전국을 두 번이나 돌며 각지의 부동산을 실제로 보고 조사하기도 했다. 이제는 눈을 감으면 유명한 아파..